뇌 수술을 처음 목격했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의사들이 어떻게 그 많은 뇌 세포들 중에서 정확히 어디를 건드려야 하는지 알 수 있는지였습니다.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가 빼곡히 들어찬 뇌에서, 정말 소중한 부분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뇌의 놀라운 비밀인 ‘신경가소성’으로 이어집니다. 오늘은 뇌가 어떻게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적응하는지, 그리고 이 현상이 뇌 수술과 우리의 일상 생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뇌에는 맨해튼의 부동산처럼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지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 귀 위쪽 영역은 언어와 관련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 ‘고가의 부동산’에 해당합니다. 이런 곳에 종양이 생기면 의사들은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반면 전두엽 같은 영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동산’에 가깝습니다. 흥미롭게도 전두엽은 실행 기능과 충동 조절을 담당하지만, 다른 부분들이 비슷한 역할을 중복해서 수행할 수 있어서 상당 부분 제거해도 큰 영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의 가장 놀라운 능력 중 하나는 ‘신경가소성’입니다. 이는 뇌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천천히 자라는 종양이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뇌는 수주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재구성됩니다. 점차 기능이 약해지는 신경세포들을 대체하기 위해 다른 세포들이 그 역할을 떠맡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시냅스 가소성’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들이 서로 접촉하는 지점으로, 여기서의 연결 강도가 우리의 학습과 기억을 결정합니다.
뇌의 양반구를 연결하는 뇌량이라는 정보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이 구조물은 왼쪽 뇌와 오른쪽 뇌 사이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뇌의 재구성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간질 치료를 위해 뇌량을 절단한 환자들을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두 뇌 반구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게 되면 마치 두 개의 독립적인 뇌를 가진 것처럼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뇌의 재구성이 양측 뇌 사이의 활발한 소통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매번 새로운 단어를 배울 때마다, 우리 뇌에는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형성되어 평생 동안 계속 변화합니다.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장기입니다. ‘우리가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실제로는 뇌의 상당 부분이 기본 기능과 고급 인지 기능에 사용됩니다. 중요한 것은 뇌의 다양한 부분들이 서로 중복된 기능을 수행하며, 필요할 때는 서로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놀라운 적응 능력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상처에서 회복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오늘부터라도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거나 독서를 통해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해가 되시나요?
